“똥은 왜 만들어지는 걸까요?”
“똥은 어떻게 만들어지는 걸까요? 오줌은 왜 나올까요? 그럼 방귀는? 트림은?”
우리 몸이 보내는 신호들이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의 정서로는 대놓데 얘기하기가 쫌 꺼려집니다. ‘처갓집과 뒷간은 멀어야 좋다’라는 속설이 전해지듯 부정적인 모습이 그려지기 때문이겠죠.
그런데요, 우리 수원에게는 똥 이야기가 술술 자연스럽게 나옵니다. 바로 화장실의 모든 철학과 가치가 담겨있는 수원시 화장실문화 전시관 ‘해우재’가 존재하기 때문이랍니다.
최초, 최대의 변기 모양의 집 ‘해우재’는 한국 화장실문화의 표상으로서 세계화장실문화를 주도적으로 이끌며 종주국으로서 위상을 떨치고 있어요. 현재 ‘세계화장실협회’ 본부도 대한민국 수원시에 있습니다.
“인간은 누구나 화장실에서 행복할 권리가 있다”
해우재를 세운 심재덕 전 수원시장님이 인류애를 바탕으로 세계인의 위생을 염려하며 저개발국가 화장실개선운동에 앞장선 이유입니다. 수원이 화장실 문화운동의 메카로 자리하게 된 배경이 되었죠.
심 시장님은 수원문화원장 시절부터 수원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지극사랑을 보여주었는데요, 그 대표적인 업적으로 수원천 자연형 하천 복원, 화성행궁 복원, 서호 개방, 수원화성 세계문화유산 등재 등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일을 하셨습니다. 수원사랑에 신명을 바치던 중 2009년 뜻하지 않은 병마가 찾아와 지금은 고인이 되셨습니다.
수원시를 전 세계에 알리며 도시의 품격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역할을 한 해우재, 지금 그곳은 짙은 녹음 속 꽃무리가 지천이고,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가득하답니다.
똥 이야기가 대세?
세계 유일무이 화장실 변기 모양의 집 ‘해우재 문화전시관’은 일 년 내내 재미있고 기발한 똥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1층 전시실은 우리나라 변소(화장실)의 변천사와 함께 화장실문화의 세계화를 위한 지구촌 활동의 역사가 폭넓게 펼쳐져 있어요. 그리고 2층은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신나는 특별전시가 독특한 방식으로 매번 바뀌어요.
지난 6월 16일부터 열리고 있는 ‘똥 책 읽어주는 박물관展’은 어린이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고 있습니다.

'똥과 책'이란 조합으로 만들어진 박물관이라니. 고개가 갸우뚱거려지지 않나요? 똥이란 단어가 들어간 도서들의 집합소라고 생각하시면 되는데요, 똥 책(?)들이 즐비한 도서관은 늘 아이들로 붐벼요. 이 뿐만이 아니라 똥과 관련된 속담들이 곳곳에서 재잘거리고, 똥 책이 변기에 풍덩 빠지는가하면 아이들 생각으로 그린 똥 타일 아트가 벽면을 가득 채우고 있기도 합니다. 한 공간에서 관찰과 배움이 한껏 드높아지는 시간을 제공합니다.
똥 세상이라고? 어린이 체험관이!
지난 2월초, 화장실 관련 복합문화공간으로 영역이 확대된 해우재 문화센터.
2층에 마련된 어린이 체험관은 유치원생들부터 어른까지 모여들어 늘 왁자지껄합니다. 입구에서 바로 만나는 ‘부글부글 내 몸이 똥 제조기’는 우리가 먹은 음식들이 몸속에서 어떻게 소화되고 똥이 되어 나오는지를 입체적으로 보여줍니다. 이곳을 통과하는 순간 아무리 더러운(?) 똥 이야기를 하더라도 흥미진진한 똥 이야기로 바로 빠져들며 관람객을 마치 공기흡입기로 빨아들이듯 잡아챕니다.
똥똥 친구들, 똥의 순환, 신비로운 몸속체험 여행이야기 등이 과학적으로 그러나 어린이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쉽게 풀어낸 이야기가 귀에 쏙쏙 들어온답니다.
“소문만 무성히 듣다가 오늘 처음 방문했는데요, 아이가 정말 좋아하네요. 똥 책 읽어주는 박물관展 안에 있는 도서관에서 편안하게 책을 읽다가 이곳 어린이 체험관으로 옮겼는데요, 아이가 신기하다는 듯 여기저기로 연신 옮겨 다니네요. 주변 공원도 안락해서 마음에 들어요. 아빠랑 주말에 함께 다시 와봐야겠어요.”
화성시에서 유치원생 아들과 친구 엄마랑 함께 왔다는 젊은 엄마는 해우재 첫 방문에 매우 만족하셨나 봅니다. 수원시 곳곳에 산재해 있는 다양하고 이름도 예쁜 화장실 투어에도 나서고 싶다는 바람도 살짝 내 비칩니다.
해우재는 똥 관련 체험 장소
복합문화공간 해우재는 일일 평균 600명 정도인데 그 중 가족단위 방문객이 그 어느 곳보다 많습니다. 전시연계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까닭입니다. 그냥 눈으로 보기만하고 바로 떠나는 곳이 아니라 아이들과 함께 다양한 체험을 해봄으로서 똥 박물관의 가치를 공유할 수 있거든요. 지렁이 똥 탈취제 체험, 지렁이 똥 새싹 키우기, 앨버트로스의 똥으로 만든 나라, 북 아트 책 만들기, 새똥에서 찾은 비밀 등이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여기에 하나 더!
화장실과 관련된 주제를 수원시 예술인과의 재능기부를 통해 체험해 보는 야심찬 프로그램이 더해졌어요. 행궁동 공방거리에 입주해 있는 칠보명인 김난영 작가가 직접 공예를 가르치는 ‘똥, 예술을 담다(매주 토요일 13:00~14:00)’ 입니다. 똥과 화장실이란 문패를 달고 도자나 유리 등에 유약을 올려 가마에 구워내는 형식인데요, 참가자들은 똥 모양 안에 그림을 그려 넣으면 됩니다. 6세 이상 가족단위 환영이구요 단, 사전 접수를 해야 합니다.
“작가는 화장실 문화랑 수원화성이란 두 가지 문화를 떠올리면서 작품 활동을 하셨다고 해요. 똥 패턴 위 하나하나의 상징이 모두 화성을 그려 넣은 이유지요. 이곳에서 체험은 모두 무료로 진행되는데요, 가져가는 것이 아니라 이곳에 작품을 두고 가면 나중에 일괄 전시를 하는 겁니다. 다시 방문해서 ‘이것 내가 그린 것’이라면서 자신의 작품 앞에서 사진도 찍어가고. 재밌지 않을까요.”
해우재 전시 총괄담당 이연숙씨의 말입니다. 주말이면 인파로 장사진을 칠 정도로 붐벼 반듯이 인터넷에서 사전 접수를 하고 오셔야 한다고 귀띔합니다.
나날이 진화하고 있는 똥 박물관 해우재! 가을볕과 바람이 좋은 주말 나들이, 자연 속 해우재 어떠신가요.
* 수원시 화장실문화 전시관 해우재
- 수원시 장안구 장안로 458번길9(이목동 186-3)
- 031. 271. 9777
- 전시연계 프로그램 사전접수(www.haewooja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