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5일 어린이날부터 새로운 기획전시가 열리고 있는데 바로 ‘기똥찬 몸 속 여행’ 이라는 전시다. 다소 어려울 수 있는 인간의 소화과정을 아이들 눈높이에 맞추어 몸속 나라 여행을 떠난다는 컨셉으로 전달하는 전시다.
해우재의 기똥찬 몸속여행 전시는 수원여자대학교 학생들의 작품으로 전시되고 있다
“이번 전시는 수원여자대학교 아동미술과 학생들이 직접 창작한 40여점의 작품으로 이루어져있습니다. 몸 속 나라로 떠나는 출입국 관리소에서 도장을 찍는 것을 시작으로 위, 소장, 대장 등 여러 나라를 거쳐 신체의 소화기관을 설명하는 방식으로 작품이 구성됩니다. 해우재와 산학협력을 맺은 수원여자대학교를 통해 전시를 위한 도움 많이 얻고 있습니다.” 해우재의 이원형 관장은 적은 해우재의 전시 예산으로 수준있는 작품을 만들어 시민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팔방으로 애쓰고 있었다.
이 관장은 또한 어린이날 행사에 당일에만 2700명이 넘게 방문했을 정도로 해우재의 인기가 이제는 소문났다고 말한다. 이목동 일대에 교통이 마비될 정도로 어린이날은 북새통이었다.
이원형 관장은 '모든 것이 가능한 해우재'의 이념을 말한다
“저도 그날 교통정리 하느라 고생했어요. 양쪽 1차선 도로이기 때문에 차량이 계속 진입하고, 오고 가는 차량들이 막혀있어서 정말 애먹었죠. 시민들이 해우재를 찾아주시는 것은 감사한 일인데, 이렇게 행사가 있는 특별한 날에는 주차 문제가 역시 곤욕입니다. 인근 고등학교에 주차할 것을 이야기했지만, 그래도 역부족이었습니다.” 해우재는 수원의 대표 명소 중 하나이다. 이젠 홍보하지 않아도 알아서 사람들이 찾는 곳이다.
해우재의 어떤 운영방식이 특별한 것일까? 이원형 관장은, “저는 해우재에서 ‘하지 말라는 말을 하지 말라’고 합니다. 모든 것을 해 보라고 하고, 만져보라 합니다. 무엇이든 가능한 곳이 해우재입니다. 고장나거나 망가지면 다시 고치면 될 뿐입니다. ‘안돼, 만지지마, 하지마!’ 라는 말에 익숙해진 아이들이 해우재에 오면 ‘괜찮아’ 라는 허용적인 메시지를 얻게 됩니다.”
해우재의 '토리캐릭터'
먹고, 싸는 것과 같은 인간의 생리활동은 자연스러운 욕구 그 자체다. 배설 욕구가 억압되거나 통제될 때 강박관념을 갖게 된다. 프로이트는 심리성적 발달단계의 ‘항문기’는 배설의 편안함과 안도감, 만족감이 성격발달에 중요한 기능을 한다고 말했다. 배설이 즐겁고 성공적인 경험으로 인지될 때 타인에 대한 너그러운 마음까지 생긴다.
항문기에 배설욕구가 억압된 인간은 돈에 관해 인색해질 수도 있다. 자신이 받은 완고함, 억압적인 감정을 타인에게 그대로 표현하기 때문이다. 똥은 인간의 몸에서 자연스럽게 배출되어야 한다. 유아기의 아이들이 ‘방귀대장 뿡뿡이’ 와 같은 만화 캐릭터에 열광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기똥찬 몸속 체험전이 열리고 있는 해우재
‘기똥찬 몸 속 여행’ 전시와 함께 ‘기똥찬 몸 속 체험’ 도 연계되어 이루어진다. 5~6월까지 매주 일요일 2~3시 해우재 문화센터에서 진행되는 체험은 전시의 이해를 높이는데 도움을 줄 것이다. ‘비워야 비로소 채울 수 있다’는 말처럼 비움은 우리의 삶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몸이든 정신이든 비워야 채울 수 있는 자리 또한 존재하기 때문이다. 배설은 더러운 것이 아니다. 혐오감을 주는 것도 아니다.
아무리 인공지능 컴퓨터가 발달하여 기계가 최첨단의 기술을 만들어낸다고 해도 입으로 먹고 배설하는 일은 영원할 것이다. 먹고, 소화하여, 영양분을 얻어 에너지를 발생시켜 살아나가는 일은 죽기 전까지 이어지는 과정이다.
해우재는 진정 사람의 가치, 인간으로서의 인간성이 무엇인지 보여주는 곳이다. 인색함, 이기심, 완고함은 폐쇄적이고 경직된 사회를 만든다. 항문기에 고착된 사회일수록 배금주의가 팽배해진다고 프로이트는 말한다. 대한민국 사회가 좀더 개개인의 욕구에 허용적이고, 배설의 자연스러운 현상을 인정할 때 어쩌면 사회 병리학적인 문제점도 조금씩 줄어들지 않을까.
돈에 대한 강박적인 증상이 변비나 소화기관의 장애 등을 일으킨다는 보고도 있다. 인간을 귀히 여기고, 몸과 마음의 건강함을 생각하는 가치가 담긴 해우재는 수원의 자랑이자, 보물이다. 단순히 화장실 박물관이라는 건물 이상의 이념이 담긴 곳으로 해석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