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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수원뉴스]버스를 타고 오는 길, 급하게 화장실을 찾는데...
admin | 2016-08-03

버스를 타고 오는 길, 급하게 화장실을 찾는데...

등록일 : 2016-07-20 08:19:52 | 작성자 : 시민기자 이대규

화장실을 해우소라 부르기도 한다. 근심을 푸는 곳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수원에는 이런 해우소뿐만 아니라 해우재가 있다. 해우재(解憂齋)는 해우소의 궁궐쯤 되지 않을까싶다.
전 수원시장이며, 세계화장실협회 초대회장이었던 고 심재덕 선생이 세계 최초로 변기모양의 형상을 본떠 만든 건물이다. 화장실 역사박물관과 화장실 공원이 있어 국내외의 많은 관심과 함께 방문객들도 많다고 한다. 해우재는 세계화장실문화의 성지가 되었다. 수원시 또한 세계화장실문화를 선도하고 있는 문화도시로 시민들의 자랑이며 긍지를 느끼게 된다.

소변기는 구세주처럼 만 보였다.


등산로에 설치된 공중화장실의 운영도 손색이 없을 것 같다. 또 시내 요소마다 사람이 많이 활동하는 장소에서는 공중화장실이나 개방형화장실을 볼 수 있다. 특히 개방형화장실은 공중화장실은 아니지만 열린 화장실을 의미한다. 수원시가 건물주에게 매월 화장지와 비누 등 물품과 유지관리비로 일정의 금액을 지원해주는 것이다.
수원역의 경우는 애경백화점 앞에 공중화장실이 있으며, 육교 건너편 역전시장 상가건물 안에 개방형화장실이 있다는 것을 행인들이 볼 수 있도록 안내표시가 되어 있다.

그러나 버스정류장으로 보면 다음 정류장인 매산시장 앞 정류장에는 화장실 찾기가 어렵다. 역전시장 건물의 개방형화장실을 멀리까지 찾아가 이용하거나 아니면 점포에 들어가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사정해야할 형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도시들에 비해 화장실 문제만큼은 자랑하고 자부할 수 있는 수원시라고 생각해왔다.

그런데 바로 며칠 전의 일이다. 모임의 자리가 있어 수분을 많이 섭취한 탓인지 버스를 타고 오는 길에 근심이 쌓이기 시작했다. 팔달문에서 수원역 사이의 도청5거리이자 세무서 앞 정류장에서 내렸다. 이곳은 시청 방향에서 오는 길과도 합류하여 승객들이 함께 환승하는 곳이기도 하다. 그래서 항상 승객들이 많은 편이지만 주변에는 마땅한 공중화장실이나 개방형화장실을 볼 수가 없다. 그러나 사정이 급하니 염치불구하고 인근 상가에 들어가 화장실을 찾아야만 했다.

번화한 상가 건물이지만 화장실은 굳게 잠겨 고약한 인심을 풍기고 있었다.


한참을 두리번거리며 한 젊은이에게 물어보았다. 하지만 그도 모른다며 제 갈 길만 바쁘다. 마침내 화장실표시가 보이자 얼마나 반가운지 몰랐다. 그러나 그런 반가움도 잠시 뿐, 끄떡도 하지 않는 문고리가 정말 야속했다. 고약한 인심 앞에 여기가 수원시 맞는가 묻고 싶었다.
경비실이 보이기에 찾아가 화장실을 좀 쓸 수 없겠느냐고 사정을 했더니 밖으로 나가서 옆 건물로 가라는 것이다. 내 집에 찾아온 나그네를 옆집으로 내쫓으면 그 집에서는 환영이라도 한다는 것인지, 그 경비원 하는 말이 그럴 듯 했다. 화장실을 열어놓으니 술 취한 사람들이 변기고 뭐고 다 때려 부수어 폐쇄해 놓았다는 것이다.

별수 없이 상가를 빠져 나와 옆 건물로 들어가는데 이곳은 주차장이다. 진출입하는 차들을 피해 들어가자 역시 경비실이 있다. 화장실이 좀 급해서 왔노라고 사정을 하니 저쪽 편에 있다며 알려준다. 고맙다는 생각, 어찌 다 말을 할까. 급하다 못해, 정신없이 달려가니 자동차가 급정거를 하며 빵빵 거린다. 아뿔싸! 그러거나 말거나, 뒤도 안 돌아보고 뛰어 들어가니 옛날식 소변기가 마치 지옥에서 만난 부처님처럼 보인다.

굳게 잠긴 화장실이다.


이래서 해우소라는 말이 실감나게 맞는 것 같았다. 쌓인 근심을 풀어낼 수 있었으니 왜 아니겠는가. 작은 화장실이었지만 그래도 사용자가 많지 않아서 그런 것인지 비교적 깨끗했다. 그러나 고맙기는 하였지만 이곳은 버스정류장에서 너무 멀리 떨어져 있어 찾아오기도 복잡했다.

수원역에서 팔달문, 시청, 도청 가는 길이라면 아마 수원 시내를 대표하는 중심도로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이곳 세무서 앞 정류장은 환승거점 정류장이라고 생각된다. 인근의 매산시장 앞 정류장은 소규모 점포들뿐이어서 어쩔 수 없다하지만 이곳은 사정이 다르다. 상가 빌딩이 있어 개방형화장실운영이 가능한 곳이라고 생각된다. 물론 건물 운영 주와 협의가 따라야 하겠지만 버스를 이용하는 이곳 정류장 승객들의 불편을 덜어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세무서 앞 버스정류장은 환승객들이 많다.


또 시내 곳곳을 다니다 보면 화장실 문제가 취약하기는 여기뿐만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버스정류장에 내려 가까운 화장실을 찾기 위해서는 근처 건물을 찾아 들어가야 한다. 상가나 사무실, 학원 등 건물마다 안에 들어가면 화장실이 있기 마련이다. 그러나 큰 건물들은 개방된 곳이 많지만 그렇지 않고 작은 건물들 대개는 잠겨있어 열쇠를 가지고 열어야 한다. 이것이 우리의 화장실 인심의 현실이다.

해우재에 가보면 세상 근심 걱정을 모두 풀어내 잊게 해준다. 그 어떤 철학이나 종교로도 해결할 수 없는 것을 이곳에서는 해결할 수 있다. 이런 편안한 기분이야말로 인류가 추구하는 세계평화안정과 행복이 아닐까, 해우재의 미소 향기가 수원시 곳곳에 가득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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