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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수원뉴스]영월 보덕사에서 수원을 느끼다
admin | 2016-09-01
영월 보덕사에서 수원을 느끼다

세계문화유산 조선왕릉과 해우재, 해우소가 닮아

 작성자 : 시민기자 김연수
얼마 전 강원도 영월군으로 피서를 떠났다.
피서 중에 예기치 않은 일이 일어났다. 화장실을 다녀오겠다는 사람들이 모두들 볼일을 외면하고 참겠다고 한다.
누구라도 생리적인 현상을 그저 참고 견딜 수만은 없다.
그래서 근처에 있는 장릉(단종) 역사관 화장실로 이동했는데 여기서 웃지 못 할 해프닝이 벌어졌다. 화장실을 이용하지 못한 이유는 분명 화장실인데 칸막이만 있고 들어가는 출입문과 천장 뻥 뚫려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남자 화장실과 여자 화장실이 앞뒤로 연결되어 있다. 화장실은 혼자만의 공간으로 조용하고 아늑해야 하는데 이러한 화장실 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여성들에게는 인내가 필요했을 것이다.

뻥 뚫린 화장실은 문화재자료로 등록되어 있다. 용변을 거부하는 화장실을 살펴봤다. 밖에서는 보기로는 여느 집과 다름없는 깔끔한 2층 기와집이다. 굳이 다른 것을 찾으라면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실내가 아닌 외부에 노출돼있다는 것이다. 기와집 형태에서 외부에 계단이 노출된 것은 정자나 누각뿐인데 1층과 2층의 구조가 궁금했다.

문화재자료 안내문은 ‘보덕사 해우소는 평면구성, 구조방식, 의장 등에서 전통적인 사찰 해우소의 건축형식을 잘 갖추고 있다, 1882년에 건립되어 120년의 역사를 갖고 있으며, 원형을 잘 유지하고 있다. 해우소 건물 대부분이 멸실된 상태이지만 이곳 보덕사 해우소는 도내에서 매우 희소한 건물이다.’라 적혀있다.

해우소 건물


해우소는 사찰(절집) 화장실의 이름이다. 인간은 버리는 순간이 최고의 행복감에 젖을 수 있다. 밖으로 내보기 위해 집중하는 순간이야 말로 무아지경에 이르는 시간이다. 이 순간이 다른 상념이나 감정의 소용돌이 속에서 해방된다는 듯이다.
그래서 사찰에서는 버림으로써 행복을 찾을 수 있다는 뜻에서 화장실을 해우소라 한다.

해우소 1층은 배설물이 쌓이는 곳이다. 나무 널판자로 된 벽 곳곳에 문이 뚫려 있어 통풍이 자유롭게 설계되어 있다. 또한 높이가 5m는 족히 될 같아 현대인이 거주하는 아파트 2층에 해당된다. 배설물을 퍼내는 곳은 여닫이 문 두 짝으로 만들어졌다, 이 곳이 해우소라는 사실을 모르면 화장실 건물이라는 생각을 그 누구도 갖지 않을 것이다.


계단을 따라 2층으로 올라가면 측면 6칸과 뒷면 6칸이 있다. 앞쪽 측면은 남자 화장실이고, 뒤쪽은 여자 화장실이라는 안내 그림이 있다. 측면 화장실에서 용변을 마친 중년의 남성 한명이 나온다. 앞이 탁 트인 남자 화장실을 살피며 끝까지 들어갔다.
다행히 모든 칸이 비워있다. 변기는 다이야몬드형태으로 사각이다. 크기는 3가지이다. 성인이 사용하는 변기는 넓이(구멍)가 크다. 어린이용 변기는 중간이고, 아주 작은 변기가 한 개 있다. 유치원생 또래의 아이가 사용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모저모를 한참 살피는 동안 시간이 흘렀는데 냄새의 대한 거부감이 느껴지질 않는다. 아래층의 냄새는 많은 창문을 통해 날아가고 2층 밖 자연의 향기가 가끔씩 불어온다. 해우소 관람을 마치고 나오자 내용을 모르는 일행은 다른 화장실을 이용하기로 했는데 혼자만 볼 일을 보는냐며 핀잔이다.

화장실은 영월군 영월읍 영흥리 1110번지에 있는 ‘보덕사’ 절의 해우소로 문화재자료 제 132로 강원도 지정물이다.
보덕사의 해우소를 보자 영월과 수원의 문화가 왠지 닮았다는 느낌이 든다.
첫째는 비운의 왕릉을 관리하는 사찰이요, 둘째는 화장실의 유명세가 견줄 만하다. 수원에는 사도세자와 정조임금의 흔적이 남아 있는 고장이고, 영월은 단종임금의 역사가 그대로 스며있는 곳이다.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수원화성과 융,건릉, 그리고 영월의 장릉 또한 세계문화유산에 등록된 조선 왕릉이다. 세계에서 제일 큰 화장실 변기 건물 해우재가 수원에 있는가 하면 영월에도 문화재자료 보덕사 해우소가 있다.

해우소 변기


수원의 해우제는 화장실 박물관 공원으로 지정되어 세계적인 유명세를 타고 있다. 생리현상인 똥을 꺼리고 있지만 사실은 우리의 몸속에는 잉태되지 않은 음식물이 소화되며 똥이 되고 있다. 똥을 형상화한 조각들이 해우재에서 각광을 받고 있는 것은 화장실 문화가 얼마나 소중한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다.
수원의 해우재가 각광을 받는 것처럼 보덕사 해우소도 문화적인 측면에서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보덕사 해우소가 여성들에게 외면당하는 것은 화장실 문을 여닫는 번거로움과 뻥 뚫린 천장 때문이다. 이러한 것 또한 공기를 정화시키는 과학적인 측면은 높이 사야할 것이다.

장릉


보덕사 역시 용주사와 같다는 느낌이다. 용주사는 사도세자(장조)의 원찰이고, 보덕사는 장릉 단종임금의 극락환생을 기원하는 사찰이다. 보덕사는 의상조사가 창건한 절로 지덕사라고 불리기도 하고. 또 다른 설에 의하면 714년 혜각선사가 창건하였다고 한다.
단종임금이 노산군으로 강등되어 이곳 영월로 유배되자 ‘노릉사’라 개칭하였다. 그 후 숙종임금 31년 장릉 보덕사로 고쳐 불리다 1950년 한국전쟁 당시 건물 대부분이 소실되었으나 지금은 거의 원형상태로 복원되어 가고 있다. 칠성각에는 태백산 산신령이 되었다는 단종의 혼령을 추모하기 위한 영정을 모시고 있다.

발원산에 위치한 보덕사는 바른편의 장릉이 한눈에 들어오는 지척의 거리다. 이 또한 융릉과 용주사와 거리만큼이나 가깝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던가? 문화는 삶의 흔적이다. 수원과 영월의 역사 똑 같다고 말 할 수 없다. 그렇지만 다르다고 말하지 못하는이 느낌은 무엇인가. 스스로에게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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