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에는 세계 최초의 화장실 박물관 해우재가 있다. 이미 입소문이 자자해 많은 관람객이 찾고 있는 명소가 되었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똥에 대한 재미있는 전시와 체험으로 인기가 많은 해우재, 그래서 특히 꼬마 친구들에게 사랑받는 곳이다.
올해도 해우재에서는 아이들과 함께하는 '제5회 해우재 황금똥 그림잔치'를 14일(토) 11시에 개최했다. 다섯 번째를 맞고 있는 황금똥 그림잔치는 매년 많은 참가자들이 몰리고 있다. 작년에는 200명이 넘는 인원이 신청했고 올해는 그 이상이다.
소풍 나온 듯 그림그리는 아이들의 모습
행사가 시작되기 전 10시 30분이 조금 못 되어 찾은 해우제는 다행히 아직까지 주차가 여유로웠고 그림을 그릴 수 있는 벤치도 놓여 있다. 잔디에는 돗자리를 펴고 그림 그릴 준비를 하는 가족들이 눈에 띈다.
작년에 참여하지 못한 것이 아쉬워 올해는 꼭 참가해 봐야지 했던 터라 일찍 서둘렀다.
어제 저녁 이메일로 초등학교 5학년 아들을 신청하고 나서, 어린이집에 다니는 딸도 참여하고 싶어 현장에서 접수를 했다.
해우재 황금똥 그림잔치는 홈페이지에서 참가 신청서를 다운로드하여 작성 후 이메일이나 팩스로 접수를 했지만 현장 참여도를 높이기 위해서 현장접수도 함께 진행했다.
10시 30분 부터 도화지를 교부했고 도화지는 교환이 되지 않으므로 그림을 그릴때 유념해야 한다.
" 엄마, 똥에 대해서 그리면 되는 거야? "
" 응, 단순히 똥만 그리면 안 되고 똥에 대한 기발한 상상력을 총동원해서 그림을 그려봐 "
'똥' 이란 주제로 그림을 그리는 곳이 또 있을까
초등학생 아들은 15분 정도는 생각을 정리한 뒤에 그림을 그리겠다며 내심 그림을 그리는 태도가 진지하다. 처음 그림을 시작할 때 많이 머뭇거리더니 자신이 상상한 대로 그림에 옮기기 시작한다.
옆에 있는 3살 딸은 한참 색깔과 크레파스에 관심이 많아 이색 저색 칠해가며 재미있게 논다. 그림을 그렸다기 보다는 색을 칠한 정도지만 그래도 딸이 그린 첫 작품이다.
딸은 올해 여름 처음 변기에 앉아 똥을 쌌고 나도 딸도 모두 환호성을 질렀다. 아이가 처음으로 몸 밖으로 내보낸 생산물은 딸에게는 쾌감과 즐거움을 나에게는 대견함과 뿌듯함을 알게 했다.
똥은 더러운 것이 아니라 몸의 건강의 상징이고 우리에게 소중한 생산물이란 것을 아이에게 심어주기 위해 " 너무 예쁜 똥이구나, 우리 아기 똥도 예쁘게 잘 싸네. " 하며 칭찬해주었다.
딸의 그림은 도화지에 알록달록 색깔을 칠해 놓아 '무지개 똥'이라는 제목으로 정해 보았다. 아이가 그린 무지개 똥은 갈색이 아니라 빨주노초파남보였다.
아들은 이렇게 진지하게 그림을 그린적이 없다며 공을 들인다. 장난으로 그림을 그릴까 봐서 수상자가 되면 상금이 나온다며 거짓말을 섞었다.
유치부와 초등부 나누어 대상, 최우수상, 우수상, 장려상, 특별상, 입선으로 구분하여 시상하고 상장 및 트로피, 메달이 수여된다.
특이한 점은 상장을 아이의 학교나 유치원에 직접 발송하여 친구들 앞에서 수상의 기쁨을 누릴 수 있다는 점이다.
해우재는 그 이름만큼이나 기발한 상상속의 공간이다.
아들은 똥을 공장에 보내면 음식으로 재생산되는 과정을 상상하여 그림으로 표현했다. 정말 똥에 대한 기발한 상상력이 총동원되는 현장이다. 음식물의 찌꺼기인 똥이 다시 음식물로 탄생한다는 내용이다. 평소 그림에 소실도 없고 즐겨 그리지도 않기에 작품으로 서는 많이 부족해 보인다.
" 요즘 그림 잘 그리는 사람은 많아, 똥에 대한 기발한 상상력이 중요한 거지. " 바로 옆 테이블에서 만난 친구가 아이에게 좋을 말을 해줬다.
그렇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더 이상 보기 좋게 잘 그리는 것을 원하는 시대는 아닌 것 같다. 누가 어떤 생각을 하며 어떻게 하며 살고 있는가. 그 사람만의 상상력과 창의성이 환영받는 시대다.
그런 이유에서 해우재 황금똥 그림잔치는 단순히 화장실을 홍보하고 똥을 이용한 다양한 전시와 체험뿐만 아니라. 우리 아이들이 까르르 좋아하는 똥이라는 소재를 통해 무한하고 창의적인 상상력을 발휘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