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심을 푸는 집이라는 뜻의 해우재는 사찰의 해우소에서 비롯되어 이름이 지어졌다. 전 심재덕 수원시장은 재직 시절부터 화장실 문화 운동을 꾸준히 벌였고, 세계 화장실협회 창립과 초대회장을 역임하면서 화장실의 중요성을 세계적으로 알렸다. 화장실을 문화, 예술의 테마로 만들면서 후대에 역사적인 기록 전시관을 만들었다는 것은 의미가 크다.

장안구 이목동의 해우재
해우재는 매번 갈 때 마다 새롭게 달라지는 전시나 행사 프로그램이 유용하다. ‘똥아 지구를 부탁해!’ 에 관한 재미있는 상설전이 열리고 있었다. 이번 전시는 8월 2일까지다. 코끼리 똥의 변신이라는 부제로 어떻게 똥이 유용하게 탈바꿈하게 되는가를 보여주는 내용이다. 코끼리와 사람, 자연에 대해서 바라볼 수 있다. 인간으로 인한 지구 파괴와 전 지구적 위기를 만든 현실에 대해 성찰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배설은 바로 인간을 비롯한 동물의 지속가능한 삶을 가능하게 해 주는 행위다. 더럽다고 피해야 할 똥은 이제 새로운 자원으로 순환되어야 한다. 똥의 활용을 통해 한정된 자원을 사용하고 대체품을 만들어 무한한 가능성을 생각하게 된다. 자연스레 생명의 귀중함, 인간과 동물의 상생의 가치 등을 알게 될 것이다.
하루에 250kg의 풀을 먹고, 50kg의 똥을 누는 코끼리 한 마리가 일년에 누는 똥이 18.25톤이 된다. 전 세계의 코끼리가 누는 똥이 여기 저기 버려져 있다고 상상해 보면 어마어마하다. 이 똥으로 어떻게 지구를 살릴 수 있는지 혹은 무언가를 재창조할 수 있는지 전시를 통해서 알게 된다.
바로 코끼리 똥으로 만든 종이다. 코끼리 똥을 재가공하여 종이로 만들 수 있다는 점이 놀라웠다. 나무나 식물 등을 먹고 사는 코끼리 똥의 대부분은 섬유질로 이루어져있다. 이것을 끓이고 섬유질만 따로 추출하여 종이를 만들어낼 수 있다.

문화센터 1층의 똥 도서관
코끼리가 변기에 앉아서 변을 보고 있는 재미있는 그림이 포스터로 그려져 있다. 아이들도 어른들도 매우 유용한 전시 내용이다.
또 일요일에는 ‘똥 천국’ 이라는 영화 관람이 이루어지고 있다. 비가 내린 오후였지만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해우재를 찾아서 놀라웠다. 초록이 우거진 야외 조각공원에서는 청량한 공기 속에서 재미있는 조각품을 보고 사진 찍는 사람들이 많았다.
맞은 편에 위치한 문화센터에는 예전에는 볼 수 없었던 해우재 똥 도서관이 마련되어 있다. 주로 그림책이나 동화책이 위주인 책은 소재가 똥이다. 아이들이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들이 대부분이다. 작은 공간이 아기자기하게 꾸며져 있고, 똥을 테마로 한 소재만을 담은 책이기 때문에 훨씬 더 집중이 된다. 시원하고 안락하게 꾸며진 똥 도서관에서 읽는 똥 책은 아이들에게도 재미있는 경험이 될 것이다.
‘내 똥은 어디로 갔을까?’ ‘십원짜리 똥’ ‘똥 찾아가세요’ ‘보일 똥 말 똥’ ‘강아지똥’ ‘냄새나는 책’ ‘꿀 강아지 똥 강아지’ ‘똥 장군 나가신다 길을 비켜라’ ‘똥이 내게 말해요’ 등 책의 제목만 보아도 매우 흥미롭다.

똥아 지구를 부탁해 전시중
해우재 문화센터의 2층은 재미있는 체험관으로 꾸며져 있다. 아이들에게 소화가 되는 과정이나 화장실 사용 방법을 가르쳐줄 수가 있는 체험 코너다. 평일에는 유치원 단체 관람객이 많지만, 주말에는 가족단위 관람객이 많다. 해우재 문화센터의 4층에 올라가면 전망대에서 해우재 전체의 모습을 볼 수가 있다. 변기 모양으로 된 조형물 해우재의 독특한 건축을 전체적으로 감상할 수 있다.

똥이 종이가 되다니!
오랜만에 찾아가 본 해우재이지만 갈 때 마다 여전히 새롭다. 이제는 인근 도로도 잘 정비되어 있고, 카페나 음식점이 하나 둘 생겨나면서 멀리 야외로 나가지 않아도 여행을 간 듯한 느낌을 줄 수 있는 명소다. 해우재의 역사나 이곳의 의미를 알고 보면 훨씬 더 감동이다.
수원만의 독특한 테마를 지닌 박물관이며 남녀노소 재미있게 관람할 수 있는 곳이기에 추천한다. ‘수원에 갈 데가 너무 없다’ 고 말하는 사람들. 꼭 멀리 떠나야 여행이라고만 하는 사람들에게 해우재는 추천할 만한 명소다. 8월 2일까지 이어지는 ‘똥아 지구를 부탁해’ 는 방학 중 꼭 찾아가볼 전시다.
배설은 바로 인간의 지속가능한 삶을 가능하게 해 주는 행위다. 더럽다고 피해야 할 똥은 이제 새로운 자원으로 순환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