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수원시에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공중화장실이 있다.
외갓집 뒷간에서 태어나 개똥이라는 이름이 붙었던 어린 시절 때문에 화장실에 대한 애착이 유별났던 전 수원시장 심재덕은 2002년 한·일 월드컵을 유치하면서 아름다운 화장실 문화운동의 선구자로,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 화장실 문화까지 바꿨다.
미스터 토일렛이라고도 불리는 심재덕은 30년간 살던 집을 허물고 변기 모양의 집을 지었고, 그 이름을 ‘해우재’라고 붙였다.
‘해우재’는 사찰에서 화장실을 일컫는 해우소에서 비롯된 것으로 근심을 푸는 집이라는 뜻이다.
해우재는 현재 ‘수원시 화장실 문화 전시관 해우재’로서 무료로 시민들에게 개방되어 있다.
화장실 박물관인 해우재에는 지상 2층의 해우재와 지상 3층 규모의 문화센터로 이루어져 있다. 문화센터는 화장실 관련 유물을 수집, 보관하는 수장고와 어린이 체험실·도서관, 교육·세미나실, 사무실 등을 갖추고 전시와 체험, 교육을 하고 있다.
해우재 옆 문화센터 1층에는 똥 도서관이 있고, 2층에는 어린이 체험관이 있는데 어린이들이 좋아할 만한 재미있는 그림들과 영상들로 변이 되는 과정과 실제 화장실 모형이 있다. 놀이터에 온 것처럼 재미있게 놀면서 변과 친해질 수 있고, 화장실에서 지켜야 할 예절도 알 수 있다.
해우재에서 기획, 연구를 담당하는 차민정 씨는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사찰에서 화장실을 해우소라 하여 근심을 푸는 곳이라는 뜻이 있듯이 화장실 모양의 집인 해우재에 들르는 사람 모두에게 근심을 푸는 공간이 되었으면 하는 의미에서 지어진 이름”이라고 설명했다.
교과서에서 등장하지는 않지만 화장실도 사회가 변화하며 바뀌게 되었다. 과거 선사사대에는 모든 곳이 화장실이 될 수 있었지만, 농경사회로 한 곳에 머물게 되면서, 똥을 농사에 이용하기도 하고 사람들이 사는 곳과 떨어뜨리려 한 곳에 모으기 시작하면서 화장실이라는 개념이 만들어졌다고 한다.
세월이 지나 화장실은 집 뒤쪽에 있어 뒷간이라고 불리며 사람들이 살고 있는 집과 분리됐는데, 우리나라에 아파트가 등장하며 집 안으로 들어오게 됐다. 그러면서 화장실에 대한 생각도 많이 바뀌게 되었다.
해우재 건물 앞에는 야외 공원이 있는데, 모두 변과 변기에 관한 것들이다. 더럽고 지저분한 똥이 재미있는 이야깃거리가 되기도 하고 화장실이 어떻게 바뀌어 가는지를 전시된 조각들만 봐도 알 수 있었다.
똥이 농사에만 쓰인 것은 아니다. 똥은 우리 몸에서 배출되는 결과지만 다시 재활용 되기도 한다.
코끼리의 똥이 그렇다. 코끼리 똥 10kg만 있어도 종이 5백장을 만들 수 있다고 한다. 종이를 만드는데 많은 나무를 오랜 기간 동안 키운 다음 자르고 이동시키는 등 복잡하고 많은 과정이 필요하지만, 코끼리가 만들어 내는 종이는 코끼리 똥을 햇볕에 말려 끓인 후 거르고 물을 빼면 종이가 된다. 똥으로 비용도 줄이고 환경도 지킬 수 있다는 것이 놀랍다.
이곳에서는 똥과 화장실이 사람들에게 얼마나 중요한 공간인지 알게 된다.
해우재에서는 더럽고 버려지는 똥이 아니라 사람들에게 웃음도 주고, 종이도 주는 기똥차게 아름다운 똥을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