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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수원뉴스]삼남길을 걸으면 이웃사촌은 어느새 한 가족 오산, 화성, 수원을 잇는 삼남길을 걸으며...
해우재 | 2012-07-31
삼남길을 걸으면 이웃사촌은 어느새 한 가족

오산, 화성, 수원을 잇는 삼남길을 걸으며...

등록일 : 2012-07-30 22:37:22 | 작성자 : e수원뉴스 서정일 기자

삼남길은 서울-해남-제주까지 이어지는 조선시대 가장 긴 도로망으로 600km에 이른다. 과거보는 선비가 이용하던 길, 보부상이 물건을 팔러 한양 가던 길, 역사적 인물들이 유배 떠나던 길. 일명 천릿길이다. 그 중에서 오늘 얘기는 오산-화성-수원 구간이다.

삼남길은 이웃을 하나로 이어주는 길

옛 수인선 철길


삼남길(걷는 길)은 오는 2015년에 모두 열린다. 삼남길 개척의 주역인 (사)아름다운 도보여행 (이사장 손성일)은 지난 4월, 전라도구간 228km를 완료했으며. 30일 현재, 오산-화성-수원 구간도 길을 모두 확정하고 이정표와 리본작업만을 남겨놓고 있다.

오산 구간은 진위역을 시작으로 궐리사, 독산성을 넘어 황구지천을 지나는 세마교에서 화성에 길을 내준다. 길을 이어받아 들판을 지나 용주사를 횡단하고 배양교를 넘는 길이 화성 구간이다. 수원은 배양교에서 서호천을 따라 옛 수인선철길, 축만제, 해우재를 거쳐 지지대고개에서 마감한다.

(사)아름다운 도보여행은 ‘옛길을 찾아 새 길을 걷는다’고 설명하고 있다. 세월이 흘러 사유지가 됐거나 도시개발 등으로 이미 길이 아닌 구간들이 많아 ‘골격은 옛길이지만 새 길을 개척해서 열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삼남길 오산-화성-수원 구간은 지난 3일 협약을 체결한 후 수차례에 걸쳐 답사를 마쳤다. 공식 개척 걷기만 해도 세 차례, 각 지자체 담당자와 한 차례씩 총 3회에 걸쳐 현장점검도 마쳤다, 지난 28일에는 최종 점검이나 마찬가지인 오산구간을 확정짓기도 했다.

삼남길은 길 복원에 앞서 사라진 이웃 간의 정(情) 회복

지난 22일, 삼남길 오산구간 개척 걷기에 참가한 박 모 씨는 “지난 5년간 걷기 인구는 급성장했고 각 지자체 마다 걷기 코스가 만들어졌지만 모두 자기 집 앞마당에만 길을 내고 걸었다”면서 “진정한 의미의 길은 국경(행정구역)을 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가 말한 ‘길은 국경을 넘어야 한다’는 뜻은 길이란 너와 나를 연결하는 것이며 담장을 허물고 이웃과 손을 맞잡고 교류하는 것에 있음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말이다.

삼남길을 걷는 사람들은 대부분 박 씨와 같은 생각이다. 걷는 것은 동일하지만 산악회처럼 산 정상을 향하거나 공원이나 둘레길을 다람쥐쳇바퀴 돌 듯 걸어다는 것이 아닌 ‘팔을 뻗어 이웃과 손잡고 그들과 함께 너의 길을 걷고, 그들을 이끌어 내 길을 걷게 하는 교류와 소통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삼남길 걷기는 옛길(路)이라는 큰 틀에서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내가 편하게 걷고 내 이웃이 편하게 걸으며 함께 정을 나눌 수 있는 방법을 찾는 이웃 간의 옛정(情) 회복에 무게를 싣고 길과 길을 이어나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오산-화성-수원, 지금도 걸어서 왕래한다면 역사는 달라졌을 것

삼남길 오산-화성-수원구간 개척 걷기에 참가한 아름다운도보여행 회원들


삼남길이 왜 옛길 회복에 앞서 옛정 회복일까?
오산, 화성, 수원 구간 중에서 특히 행정구역이 나뉜 구간을 걸어보면 알게 된다.

단일 주제의 길인 정조대왕 능행차(창덕궁~융건릉)길도 행정구역이 다르다는 이유로 멈춰 섰고 융건릉과 독산성도 지척이지만 가깝게 지나다닐 수 있는 다리 하나 없이 수 킬로미터를 돌아가야 한다. 시쳇말로 너와 내가 함께 걷는 ‘우리의 길’은 단절되고 구겨지고 헐벗었다.

“행정구역이 다르다고 길을 막아놨다는 얘기냐? 도로가 뻥 뚫려있는데, 자동차로 몇 십분 이면 왔다 갔다 하면서 교류하고 소통하는데...“라고 말할지 모른다. 더구나 ”고속철도가 1시간 30분에 서울에서 부산까지 달리는 세상에 한 달 넘게 걸리는 도보길이 뭐가 중요하냐?“고 따져 물을지도 모른다.

이 구간을 개척하기 위해 걸었던 많은 사람들은 세 지역을 오랜 시간 걸으며 그 지역의 흙을 밟고 그 지역의 물을 마시고 그 지역의 풀과 나무가 내뿜는 공기를 마셨다. 그리고 그 지역 사람들과 인사를 나누면서 온몸으로 지역의 소중한 정(情)을 느꼈다. 그것은 왜곡됨이 없는 참되고 애틋한 마음인 진정(眞情)이었다.

걷지 않으면 얻지 못하는 이웃과의 소중한 경험과 느낌들. 그들이 길을 개척하고 돌아올 때, 세 개 시(市)를 30분 만에 통과하는 버스 안에서는 모두가 반쯤 졸면서 멍하게 창밖만 바라봤던 것과는 확실히 대조적이었다.

사람들이 오산-화성-수원을 지금까지 걸어서 왕래하고 있다면 역사는 서로를 이웃사촌이 아닌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부르고 기록해 놓았을 것이 틀림없다. 땅을 주고 물을 주고 공기를 주면서 길벗까지 돼 주는 사람들에게 이웃사촌은 너무 먼 호칭이기 때문이다.

내 길도 소중하고 네 길도 소중하지만 서로를 잇는 ‘우리의 길’은 더욱 소중하다.
삼남길을 개척하는 그들이 지역과 지역을 발로 걸으며 서로를 연결하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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