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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수원뉴스]두 발로 떠나는 ‘인문학수원 탐험대’
해우재 | 2012-08-16
연화장-시민사회자료관-해우재를 찾아서

두 발로 떠나는 ‘인문학수원 탐험대’

등록일 : 2012-08-13 19:45:25 | 작성자 : e수원뉴스 서정일 기자

인문학은 ‘인간의 사상과 문화를 대상으로 하는 학문’이다.
자연을 다루는 자연과학(自然科學)과 대립되는 영역으로, 자연과학이 객관적으로 존재하는 자연현상을 다루는 데 반해 인문학은 인간의 가치탐구와 표현활동을 대상으로 한다.

수원에서 인문학을 찾아 나서기 위해 괴나리봇짐을 맸다. ‘배움의 길에 나서는 자가 편안함을 추구해서는 안 된다‘는 개똥철학도 세웠다. 그래서 명칭을 두발로 걸어서 떠나는 ‘인문학 탐험대‘라 정했다. 탐험 일정도 잡고 지도도 유심히 살펴봤다.

“혼자 떠나면서 너스레도 유분수다”

첫 번째 원정은 연화장(노짱의 조형물). 수원시평생학습관(원순씨의 시민사회자료관). 화장실박물관. 문화공원(개똥이-미스터 토일렛-의 해우재) 등 세 곳이다. 탐험대의 첫 원정은 이렇게 낮은 곳(?)에서부터 시작했다.

연화장 노무현 전 대통령 조형물


연화장에서 노짱 ‘노무현’을 만나다

수원시 영통구 동탄원천로 1420번지에는 연화장이라는 화장장이 있다. 지난 2001년 1월에 개원했으며 승화원(화장장), 장례식장, 추모의집(봉안당)의 기능을 갖춘 종합 장제시설로 부지면적은 5만6천여㎡에 달한다.

그곳 유택동산 입구에는 작은 조형물 하나가 있다. 가로 6m, 세로 3m의 규모의 갈색 원형 조형물로 노 전 대통령의 모습이 음각으로 형상화돼 있으며 그 옆에는 민들레 홀씨와 활짝 핀 민들레 네 송이가 있다.

지난 2009년 5월 29일, 노무현 전 대통령은 연화장 7번로에서 한 줌의 재가 됐다. 대통령중 유일하게 화장을 했다. 3년이 지난 2012년 5월 29일, 시민들은 그를 기억하기 위해 성금을 모아 연화장에 조형물 하나를 세웠다. 그게 바로 이 조형물이다.

사람들은 근래 대통령직을 수행한 사람 중에서 노 전 대통령만이 유일하게 영문 이니셜인 ‘MH'로 불리지 않았다고 말한다. 3김 시대는 물론이며 현직 대통령도 영문이니셜로 불리는데 그 만이 ‘노짱’이라는 애칭으로 불렸다.

짱은 ‘최고’ 혹은 ‘대장’을 속되게 이르는 말로 대통령의 호칭에 각하까지 붙여 ‘대통령 각하’라 불렀던 시절을 생각하면 “노짱~!! 노짱”하고 부르는 것은 어색하기도 하고 낮춰 부르는 듯 하지만 그는 이렇게 부르는 사람들에게 웃음을 선물했다. 왜 대통령이라는 칭호보다 노짱에 더 환하게 웃었을까?

시민사회자료관 박원순 서울시장 전시물


시민사회자료관에서 원순씨 ‘박원순’을 만나다

수원시 우만동 수원시평생학습관에 가면 1층에 ‘시민사회자료관 도요새책방’이 있다.
지난 2011년 4월 21일, 개관한 도요새책방은 도서관이며 시민사회자료관으로 박원순 서울시장이 수집해 온 희귀서적뿐만이 아닌 직접 작성한 메모수첩, 노트, 보고서, 등의 개인 기록물과 박 시장이 과거 활동하던 참여연대, 희망제작소, 아름다운 재단 등 시민사회단체가 제작한 연구보고서까지 다양한 자료들이 자리하고 있다.

일반교양 도서 700여권, 인문사회과학 도서와 간행물 2만여 권, 인권변호사 시절의 공판기록물 및 문집 70여 건, 메모수첩, 노트, 집필 연구보고서 150여건, 영상매체 및 사진필름류 200여건, 시민단체 활동 관련 연구보고서류 500여건 등이 있으며 일반교양 도서 2천여 권과 리플릿, 자료집, 보고서 등도 1천여 건이 비치돼 있다.

또, 의미 있는 역사적 사건, 인물, 지정일 등을 바탕으로 하는 상설, 특별, 체험전이 열리며 시민으로서의 권리와 의무를 고민하고 실천할 수 있는 주제 강연, 다양한 분야의 시민단체 리더들로부터 듣는 단체 활동 및 이슈에 대한 교육. 시민사회의 중요한 요소를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 인문사회 분야의 자료를 함께 읽는 프로그램 등이 있다.

시민사회자료관을 방문해 보면 크게 두가지점을 발견하게 된다. 하나는 책이며 하나는 자료다. 언뜻 보기에는 그것이 그것인 듯 보이지만 분명 다르다. 책은 그의 생각을 정립하는데 먹었던 양식이며 자료는 그가 사회에 말하고자 하는 결과물이다.

그 결과물 중에 미국 유학시절, 동네마다 공공도서관이 있다는 것에 착안해 ‘동네도서관’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 작은 물방울이 모여 냇물이 되고 거대한 강물이 된다는 1% 기부 실천운동, 그래도 시민단체는 우리의 희망이라는 생각들은 흥미롭다.

그는 지금 서울시장이다. 그 전에는 변호사며 사회를 디자인하는 소셜디자이너였다. 그러나 그는 타인에게 가장 흔한 이름 뒤에 씨를 붙인 ‘원순씨’로 시민들과 대화했다. 그의 트위터에는 박 변호사님, 박 시장님으로 시작되는 멘션보다 ‘원순씨’로 시작된 멘션이 훨씬 많다. 그에게 ‘원순씨’는 어떤 의미였을까?

해우재 심재덕 전 수원시장 케리커쳐


해우재에서 개똥이 (미스터 토일렛) ‘심재덕’을 만나다

수원시 장안구 장안로 458번길 (이목동 186-3)에는 근심을 푸는 집이라는 뜻의 화장실 박물관 해우재가 있다.
전 수원시장이며 국회의원이었던 심재덕은 세계화장실 협회 창립을 기념하기 위해 30여 년간 살던 집을 허물고 변기 모양의 집을 지었고 해우재라 칭했다. 2007년 11월에 완공했으며 2009년 수원시에 기증, 화장실문화전시관으로 새롭게 탄생했다.

심 전 시장은 1996년 수원시장 재직 시 2002 한일 월드컵을 유치하면서 아름다운 화장실문화운동을 벌인 선구자로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의 화장실 문화를 바꾸는데 크게 공헌했다. 국제사회에서 중요한 이슈로 취급되지 못한 화장실 문제를 공론화하고 그 문제해결을 위해 전 세계가 힘을 모아야 한다는 의지로 민간 국제기구인 세계화장실협회까지 창립했다.

해우재는 변기모양의 2층 건물이다. 건물 중앙에 화장실이 배치돼 있는 것이 이채롭다. 1층에는 수원지역 공중화장실을 시대별로 분류해 사진으로 전시해 놨다. 또,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의 화장실 관련 다양한 자료도 배치해 놨다. 2층은 개똥이 심 전시장의 생전 모습들로 꾸몄다. 해우재 주변으로는 화장실관련 다양한 전시물들로 꾸며놔 화장실 문화공원으로 확대됐다.

해우재는 화장실이 인간의 생활에서 얼마나 중요한 장소인지를 물리적으로 보여주는 공간이다. 하지만 그 이면을 살펴보면 개똥이(미스터토일렛)라는 호칭으로 살았던 심재덕이 사회를 바라보던 시각 그리고 이상향을 향해 뛰었던 그의 철학과 신념을 엿 볼 수 있는 소중한 정신적 공간이다.

개똥이라는 이름은 심 전 시장이 외갓집 뒷간에서 출생해서다. 그런데 그가 세상과 이별할 때 개똥이를 영문으로 표기한 것과 같은 미스터토일렛으로 마감했다. 개똥이로 태어나 미스터토일렛으로 생을 마감한 것은 그의 의지의 결과다. 왜 심재덕은 천한 이름으로 여긴 개똥이로 생을 마감했을까?

인문학탐험대의 첫 번째 원정에서 만난 이들은 노짱, 원순씨, 개똥이(미스터토일렛)다.
대통령, 시장, 국회의원 등의 이력임에도 불구하고 그저 노짱, 원순씨, 개똥이라 불리길 좋아했던 사람들. 그들의 눈높이를 확인하는 원정에서 ‘낮춤으로써 높아진다‘는 진리를 발견했고 이것은 그들이 남긴 가장 큰 메시지였다.

인문학은 영혼을 만나는 작업이다. 눈에 보이는 것이 아닌 마음으로 듣는 작업, 사람이 반가운 수원에서 만날 수 있는 그 사람, 그 곳. 그 느낌. 두발로 떠나는 인문학탐험대는 보이지 않는 그 사람, 그 곳, 그 느낌을 찾기 위해 오늘도 발걸음을 계속하고 있다.

올해 말이면 고은 시인도 수원으로 거처를 옮긴다. 그가 자리하게 될 광교산 자락 또한 탐험대에게는 욕심나는 장소다.

기자주: 이 글은 8월 중 다녀 온 연화장, 시민사회자료관, 해우재를 하나로 묶어 완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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